턴테이블 시스템의 핵심 요소중 하나가 카트리지 (전축 바늘)이다.
카트리지는 MM방식과 MC 방식이 있는데, 대충 말하자면 MM이 좀 더 저렴하고 출력이 높으며 MC는 상대적으로 출력이 낮고 가격이 좀더 높은 편이다. 보통 MM으로 입문해서 MC로 가곤 한다.
전축 바늘이란 게, 이 또한 참 주관적일 수 있다.
보통 사람의 경우, 한 바늘로 엄청 오래 같은 음반을 들었던 사람만이 바늘을 바꾸었을 때 알 수 있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 경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늘의 교체 여부를 알지 못한다.
즉 내 시스템에 이런 바늘이 꼽혀있다는 자기만족이 큰 것이다.
많은 오디오 시스템이 이런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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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축 바늘이 씨디 플레이어보다 경제적이란 주장도 한다.
바늘의 수명이 일단 한번 구입해서 잘 쓴다면 이십 년은 족히 간다는 것이다.
그 말도 일리가 있다.
씨디 플레이어는 이십 년이 지나면 거의 동작을 안 하거나, 내장 DAC가 엄청 예전 방식으로 변해서 소장가치가 제로에 가까울 수 있기 때문이다.
턴테이블의 모든 요소는 거의 아날로그이다.
괜찮은 턴테이블 시스템은 이십 년이 지나도 소리가 거의 비슷하고, 가격 또한 몇 배가 상승할 수 있다.
이것이 아날로그의 장점이다.
디지털 시스템은 5년 정도 지나면 구닥다리로 변한다.
가격도 곤두박질친다. 처음 MSRP에서 반값이 되기도 한다.
전축 바늘에 너무 목숨 걸지 말자.
그리고 바늘은 엄청 소중히 다뤄야 한다.
한번 잘못하면 바로 망가진다.
몇십만 원에서 몇백만 원 날리는 게 한순간이다.
빈티지 유럽계열 바늘은 성한 게 거의 없다. 아니 거의 모든 빈티지 바늘이 그렇다.
50년 이상 됐기 때문에 각 기계적 소자가 제대로 기능을 할 리가 없다.
고가를 주고 사서 맘에 안 들어서 이리저리 보다가 망가뜨리는 경우가 많다.
고치더라도 그 가치는 엄청 떨어진다.
정신건강을 위해서 일단 빈티지 바늘에 너무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도 요즘 좋은 바늘을 쓰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사실적으로, 요즘 좋은 바늘이 예전 빈티지보다 (훨씬) 좋다.
마치 빈티지 프리엠프보다 요즘 프리엠프가 좋은 것과 비슷하다.
(이 비약은 너무 나간 듯. 요즘 프리엠프와 빈티지 프리엠프는 성능이 아예 상대가 되지 않는다.)
(빈티지 바늘은 요즘 거에 비해 그렇게까지 성능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주력으로써는 요즘 바늘을 쓰고, 가끔 쓸 빈티지 바늘 한 개 정도 있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단 바늘을 너무 많이 모으지는 말자.
상대적으로 턴테이블은 씨디 플레이어보다 쓸 시간도 실용적으로 적고,
게다가 바늘을 쉽사리 바꾸어 듣기도 그렇게 용이하지 않다.
한 두새 개 기호에 맞춰서 소장하고 들으면 좋을 것 같다.
(아님 빈티지 하나, 현대 제품 하나 정도만)
오디오 생활의 주된 목적을 음악 감상에 두어야 모든 오디오 생활의 균형이 맞는 것 같다.
적당한 선에서 수집도 괜찮은데 항상 주객이 전도되어 탈인 것 같다.
아날로그 세계가 특히 그렇고 빈티지 하이엔드로 가면 부르는 게 값이고 돈 주고 사기도 쉽지 않다.
우리의 목적은 오디오를 모으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음악 감상이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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