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이야기/오디오

오디오 이야기 19 - 빈티지 오디오 / 스피커

테니스쉰동 2021. 1. 9. 10:13

그냥 경험해본 스피커들 위주로 디테일 없이 개념적으로 서술하겠다.

 

빈티지 스피커의 제왕은 역시 웨스턴 일랙트릭이라 명해도 반대할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혼 형태의 스피커들은 종류가 많지는 않지만 희소성이 엄청나고 복각 제품조차 비싼 현실이다. 단지 가격이 너무 넘사벽이고 구하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 접근성이 너무 떨어져서 여기서는 다루지 않겠다.

(필자는 비교적 저렴한 제품 몇 개 도전해 보다가 도저히 내 길이 아니다 싶어서 포기했다.)

 

그다음 미국산으로 유명한 것이 알택이라는 회사에서 나온 제품들이다. 가격도 비교적 좋고, 성능도 좋으며 비교적 대중적이기도 해서 많은 애호가들이 있다. 주력 제품으로는 A 시리즈가 있는데 (A5 & A7) 이것들이 사실은 극장에서 쓰였던 것이라 집에서 운영하려면 흡음재를 잘 사용하거나 쏘는 혼 소리를 좀 죽이는 배선이나 크로스오버의 손질이 필요하다. 그밖에 크기가 좀 작은 제품들도 있으며 가성비가 좋다고 할 수 있다.

 

역시 빈티지 스피커의 제왕은 아니더라도 왕자 정도 할 수 있는 제품이 탄노이다. 탄노이는 브리티쉬 사운드의 스피커를 대표하는 제품으로 탄노이 블랙, 실버, 레드, 골드 등이 있으며, 골드가 접근성이나 가성비가 좋다. 블랙은 전설로 내려와서 구경조차 하기 힘들고, 실버는 레드와 비슷한데 가격이 좀 더 비싸고, 레드는 골드와 비슷한데 가격이 비싼 편이다. 사실 희소성과 성능으로 본다면 레드가 가장 좋은 것 같다. 하지만 블라인드 테스트로 유닛들을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탄노이는 또 스피커 인클로우져가 귀해서 희귀 제품들은 부르는 것이 값이기도 하다.

 

클립쉬는 비교적 대중적인 미국 빈티지 스피커로 아주 실용적으로 가성비 좋게 쓸 수 있다. 가장 유명한 제품은 헤레시 시리즈인데, 초기 제품일수록 귀하고 똘똘한 소리를 내준다.

 

어쿠스틱 에너지 또한 클립쉬와 더불어 명기를 만든 회사인데, A 시리즈 스피커 (AR2ax, AR3a, AR4 )들이 사랑을 받는다. 한국에서 아주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빈티지 스피커 중에 하나이고, 가성비도 좋다. 오렌 세월로 경화된 트위터와 유닛은 전문가에게 수리를 받는 게 올바른 소리를 내는데 도움을 준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빈티지 스피키커가 비슷한 체급의 현대 스피커보다 소리가 더 좋지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그만의 유니크한 색깔과 음색이 있다. 유의할 점을 요약해 본다면 다음과 같다.

 

1. 너무 비싸게 사지 않는다. 다시 팔 생각을 가지고 이성적으로 구입해야 한다. 지름신은 꼭 온다.

 (보통 빈티지 스피커의 지름신은 일반 하이엔드 스피커의 지름신보다는 열배는 덜 온다.)

2. 제대로 된 제품을 사야 한다. 빈티지는 위태하거나 사망 직전의 상태가 대부분이라고 보면 된다.

3. 공부하고 구입해야 한다. 보통 사람들은 구입하고 공부를 시작한다.

   결혼과 마찬가지다. 결혼 전에 알아야 한다. (결혼 후에는 몰라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4. 만족과 끝은 없다. 자기만의 오디오 철학이 없으면 음악을 즐기지 못하고 지름신에 휘둘리다가 생을 마감한다.

5. 기기의 상생과 매칭을 잘 생각해서 경우의 수를 많이 따져본다. 보통 기기 하나를 들이면 다 바뀐다.

 

그럼 빈티지 스피커를 살 가치가 있는가?

주관적인 정답은 당연히 '그렇다 '이다.

 

가장 쉬운 방법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충분히 보고 듣고 간접경험을 늘리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나의 제정 상태와 성향에 가장 잘 맞는 놈이 눈에 팍 들어올 것이다. 아주 팍 온다.

몇 달을 보다가 가장 맘에 드는 놈으로 집에 데려오면 된다.

 

물론 모든 식구들의 동의하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