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고지 다이어트. 한번쯤은 다들 들어보셨죠? 요 몇년새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 Ketogenic Diet, 가 많은 관심을 받고있고 그 시장 규모도 상당히 발전했습니다. 어렵지 않게 키토 간식을 구할 수 있고 유튜브나 블로그에 검색만 해보면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저탄고지 요리 레시피도 쉽게 찾아볼 수 있고요.
저탄고지 다이어트는 쉽게말해 탄수화물 식이를 줄여서 지방 축적의 주범인 인슐린 호르몬의 저항성을 낮추고 탄수화물 대신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함으로 '먹으면서' 살을 빼는 다이어트 입니다. 꼭 살을 빼는 목적이 아니라도 건강을 위해 저탄고지 식단을 시도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는걸로 압니다. 하지만 모두가 이 저탄고지 다이어트에 찬사를 보내는건 아닙니다. 이에 반대하는 의사 및 과학자도 상당수 있습니다. 고기의 지방과 같은 포화지방을 맘껏(?) 섭취하는 것에대한 우려를 보내는 것입니다.
저도 저탄고지 다이어트를 6개월 정도 이어가고 있는데 (치팅을 자주 하긴하지만) '정말 안전한 것일까?' 라는 의문이 많이 들었습니다. 물론 체중은 5키로 정도 감량했습니다. 체중 감량 효과는 이미 많은 사람들에 의해 증명이 되었으니 더 이상 말이 필요 없겠고. 그런데 이걸 장기간 지속해도 되는지는 확신이 없었고 그래서 논문을 좀 찾아보게 되었는데 최근에 발행된 리뷰 아티클이 하나있어서 소개를 해볼까 합니다.
이 논문의 결론을 말씀을 드리자면 '고퀄러티의 연구가 많이 필요하겠지만 (이런 멘트는 모든 연구 논문의 단골 멘트임) 저탄고지 식단을 제대로만 한다면 걱정 없다' 입니다.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논문의 제목과 정보는 아래와 같습니다.
The Ketogenic Diet: Evidence for Optimism but High-Quality Research Needed
The Journal of Nutrition, Volume 150, Issue 6, June 2020, Pages 1354–1359, https://doi.org/10.1093/jn/nxz308
Ketogenic Diet: Evidence for Optimism but High-Quality Research Needed
ABSTRACT. For >50 y, dietary guidelines in the United States have focused on reducing intakes of saturated and total fat. However, rates of obesity and diab
academic.oup.com
100여년 전 케토 제닉 식단이 당뇨병 치료의 표준이었으나 20세기 후반부터 미국에서 저지방 고탄수화물 식사가 대중화 되면서 비만 및 당뇨 합병증이 증가하게 되었다.
비만 치료에 있어서 탄수화물의 제한이 지방 제한보다 효과적이다
수십 년 동안 지방의 섭취가, 높은 칼로리로 인해 살찌는 것으로 간주되었으나 최근 연구에서는 칼로리 함량보다 식품의 대사가 체중을 결정한다고 말한다. 탄수화물-인슐린 비만의 모델에 따르면 저지방 다이어트 시대에 식이 지방을 대체 한 가공 탄수화물 (예 : 대부분의 빵, 쌀, 감자 제품 및 첨가 당)은 지방 저장을 촉진하고 배고픔을 증가 시키며, 에너지 소비 감소, 민감한 개인의 비만 및 당뇨병에 취약하다. 여러 연구를 통해 저탄수화물 식단이 저지방 식단에 비해 체중 감량에 이점을 보여주고 있다. 2017년, 에너지 소비에 대해 저지방 식단에 비해 저탄수화물 식단이 이점이 없다고 발표했지만 연구 기간이 1주일 미만으로 너무 짧아서 (대사 적응 기간을 고려하지 않음) 정확한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
저탄수화물 식단이 당뇨병 치료에 가능성을 보여준다.
미국 NIH가 후원한 두 그룹의 대규모 연구 (당뇨병 예방 효과,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 연구)를 보면 저지방 식단은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저탄수화물 식단에 대한 비교 연구는 수행되지 않았지만 소규모 실험과 관찰 연구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미국 당뇨병 협회 (American Diabetes Association)의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저탄수화물 식단은 제 2 형 당뇨병에 대해 가장 많이 연구 된 식습관 중 하나이며 이러한 섭식 패턴이 항고혈당 약물의 필요성을 감소시킨다고 밝혔다.
저탄수화물 식이는 높은 포화 지방 함량에도 불구하고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탄수화물 제한은 주요 심혈관질환 위험 요소인 대사 증후군에 도움이된다. 저탄수화물 식단은 고혈당증, 중성 지방, HDL 콜레스테롤, sd-LDL 서브 클래스 표현형, 산화 된 혈장 지질 및 지방간을 개선할 수 있다. 관찰 연구에서 식이 지방과 사망률 사이의 관계는 연구 방법의 차이로 인해 (음식의 질이나 신체적인 활동의 차이) 논란의 여지가 있다.
코호트 연구 (특정 요인에 노출된 집단과 노출되지 않은 집단을 추적하고 연구 대상 질병의 발생률을 비교하여 요인과 질병 발생 관계를 조사하는 연구 방법)에서 고지방 섭취가 (총 에너지의 비율로) 조기 사망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었는데 불포화 지방이 사망 위험을 감소시키고 포화지방의 섭취는 사망 위험을 증가시킴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저탄고지 식이 요법을 하는 사람들은, 높은 포화 지방의 산화 속도와 낮은 신생 지방 생성 속도 때문에, 일반적으로 관찰되는 포화 지방과 사망률 사이의 관계가 적용 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점은 대사 증후군이있는 16 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포화지방의 섭취와 혈중 포화 지방의 농도가 상관 관계가 없다는 결과를 뒷받침 해주고 있다.
대사 작용에 있어서 저탄고지 식이의 효과
저탄고지 식단을 다양한 질병의 치료에 이용하려는 노력이 계속 되고 있다. 특히 종양학 분야의 연구가 주목할 만 하다. 많은 암세포에는 미토콘드리아가 결핍되어 있어서 에너지 생성을 잘 하지 못하고 따라서 비효율적인 에너지 생성 경로인 해당 작용으로 에너지를 생성한다 (한마디로 암세포가 당분을 먹고 산다는 얘기임). 따라서 저탄고지 식단은 공복 및 식후 혈당 농도를 감소시켜 정상 세포에 대한 독성없이 암세포를 굶어 죽일 수 있다. 또한 뇌질환 에서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 인슐린 저항성을 특징으로하는 알츠하이머 병 환자는 케토시스를 통해 임상적 개선을 보였다.
저탄고지 다이어트는 안전하다
위장 문제, 신장 결석증, 심장 이상, 성장 부진을 설명하는 간질 아동의 사례 보고서를 기반으로 케톤식이 요법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표명되었지만 이는 일반적인 저탄고지 식이요법보다 극단적으로 진행되었고 (칼로리 비율로 85% 이상의 지방 섭취) 임상 대상이 일반인이 아닌 간질 아동이라는 점에서 신중하게 해석되어야 한다. 오늘날 저탄고지 다이어트의 인기에도 공중 보건상 큰 부작용이 없다는 사실에 안심하게 된다.
인체는 식이섬유 혹은 탄수화물을 원하지 않는다.
일부 사람들은 저탄고지 식이를 비판하면서 고 섬유질의 비정제 탄수화물을 먹지 않는 기회 비용을 이야기한다. 통곡물 섭취가 정제 곡물의 섭취에 비해 이점이 있지만 통곡물 섭취와 저탄수화물 식품(저탄고지 식단에서 허용되는)과 비교를 한다면 어떠한 결과를 얻을까. 이 문제와 관련하여, 최근 임상 시험에 대한 메타 분석에 따르면 통곡물 함량이 높은 식단이, 대조식에 비해, 체지방 측정에 전체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대사 증후군 또는 과체중/비만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전곡 섭취는 BMI를 증가 시켰다.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이 매우 높은 인구 집단에서 곡물 섭취로 인한 건강상의 이점은 입증되지 않았다. 인간은 본디 전통 수렵 채집 사회에서 1년 내내 탄수화물이 거의 없는 식단으로 살아오지 않았는가.
결론
저지방 식단과 저탄수화물 식단은 모두 취약한 개인에게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잘 구성된 케톤 생성 식단은 일반인에게 주요 안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하이 퀄러티 임상 시험의 부족은 과학적 이해와 공중 보건의 이해를 방해한다. 탄수화물 제한을 통한 LDL 콜레스테롤 상승이 지방 제한을 통한 중성 지방 상승에 비해 심혈관 위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저탄고지 식단에서 당뇨병의 HbA1c (당화혈색소) 감소가 미세 혈관 및 거대 혈관 질환 감소로 해석되는가? 저탄고지 식단이 금지되어야 하는 집단이 있는가 (예 : LDL 콜레스테롤 "과잉 반응자", 간 또는 신장 질환, 임신)? 체중 감량에 대한 케토 제닉 식단의 효능은? 지속적인 저탄고지 식단이 덜 제한적인 식단으로 얻을 수있는 것 이상의 독특한 대사 이점을 제공하는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연구 과제가 많이 남아있다.
이 논문에 관한 나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논문을 정리 하고 보니 그렇게 시원한 답변이 들어있지는 않네요. 또 식이 섬유에 관한 주장은 공감이 되지 않고요. 과학적 연구, 특히 임상적 연구는 아직 많이 미비한 수준이고 저자가 제시한 수많은 질문은 언제쯤 해결이 될지 미지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탄고지가 크게 유행하고 있다는것은 이 식단이 꽤나 가치가 있고 건강상의 이점이 있다는 증거로 삼고 싶습니다. 상당히 오랜기간 고지방식의 위험성에 대해 알게 모르게 교육받아온 사람 중 한명으로써 지방의 섭취가 그렇게 마음 편할 일은 아닙니다만 그렇다고 내가 먹는 지방이 내 몸속의 지방이 되는게 아니라는것은 확실히 알겠네요.
저탄고지 식단의 큰 오해 중 하나는 동물성 지방을 맘 놓고 먹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칼로리 대비 고지방'을 먹는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지방을 많이 먹는게 아닌데 이걸 모르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그리고, 무탄고지가 아니라 저탄고지 입니다. 개개인에게 맞는 양이 각각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하루 20-50 g의 탄수화물을 섭취 할것을 권장 한다고 하니 신선한 채소와 저당질의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고, 적당한 단백질과 지방의 조화가 건강한 몸을 만드는 저탄고지 식단의 기본임을 잊지 않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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